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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1

외로운밤, 촛불 하나 켜는 의식의 힘

불 꺼진 방에 혼자 있으면 시간의 촉감이 달라진다. 낮에는 무심히 흘러가던 분침이, 새벽 가장자리로 오면 이를 악문 듯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. 외로운밤은 대체로 조용하고, 그 조용함은 어느 순간 풍경이 아니라 압력처럼 몸에 누운다. 그럴 때 가볍게 켜는 촛불 하나가 상황을 바꾼다. 밝히는 면적은 손바닥 몇 개 남짓하지만, 넓이가 아닌 방식이 중요하다. 전등처럼 방 전체를 지배하지 않고, 촛불은 한 점에서 서서히 퍼진다. 바로 그 점진성이 감정의 속도를 천천히 낮춰 준다. 나는 현장에서 사람들의 수면 루틴과 회복 습관을 오래 관찰해 왔다. 마음이 소란할 때 거창한 변화보다 작고 반복 가능한 행위가 실질적인 힘을 발휘한다. 의식은 종교나 전통에서만 쓰는 말이 아니다. 반복과 의미가 결합된 일상의 단서, 그게 의식이다. 촛불을 켠다는 단순한 행위가 왜 이토록 강력한가를 파고들면, 감각, 주의, 기억의 작동방식이 만나는 접점을 보게 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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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2

외로운밤, 오래된 사진 속 웃음을 다시 보다

작은 아파트의 불을 거의 다 끄고, 식탁 위 스탠드만 남겨둔 밤은 질감이 있다. 냉장고의 낮은 진동, 윗집 발걸음이 멎은 뒤의 침묵, 유리창 너머로 멀어지는 오토바이 소리. 외로운밤은 스스로를 더 크게 확장시키는 시간이다. 그 커진 공간을 허공처럼 두기 어려울 때 사람은 손을 뻗어 무언가를 잡는다. 책일 수도 있고, 차가운 물 한 잔일 수도 있다. 내 경우, 낡은 신발상자 같은 사진 상자다. 앨범의 비닐쪽지를 넘기는 동안, 오래된 얼굴들이 불쑥 올라온다. 과장하지 않아도, 그 속의 웃음들은 밤의 어둠과 의외로 잘 어울린다. 웃음은 밝고 밤은 어둡지만, 두 성질이 부딪히지 않고 한자리에 놓이는 때가 있다. 그 접점이 바로, 이 시간을 견디게 한다. 밤이 준 틈, 사진이 메운 공백 낮에는 일의 속도에 끌려다닌다. 메시지 알림, 회의의 연쇄, 마감의 자명한 압박. 내 이름이 수시로 호출된다. 반면 외로운밤은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. 그 무책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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